전북 완주에서 왔다. 소고기 팔러? “농업 살리러!”

화성시 팔탄면에 위치한 고산 미소 화성점은 완주 한우협동조합(이사장 조영호)에서 직영하는 한우 전문판매 정육식당이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법이 시행되자마자 전국최초로 재빠르게 협동조합을 설립한 완주 한우협동조합. 완주 한우 농가들이 똘똘 뭉쳐 살아남기 위해 버텼던 그곳에서 성공신화를 써 내린 고산 미소가 화성까지 진출했다. 소고기를 팔러? 아니다. 농업을 살리기 위한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수도권 화성시에 진출한 고산 미소다.

▲ 고산미소 화성점은 지난 2015년 개업했다. 화성시 팔탄면에 자리잡은 이곳은 완주한우협동조합이 직영하는 고산미소 2호점이다.    © 이형찬

 #24억원 들여 고산미소 화성점 개원
박일진 완주 한우협동조합 총무이사는 ‘농업이 살아야 우리나라가 산다’는 기조가 정확하고 분명하다. 이는 그가 지난 20여 년을 전라북도 완주에서 농업과 한우 농가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얻어낸 결론이다.


“2011년 한미 FTA 체결로 한우 값이 폭락해 한우농가가 우후죽순으로 망할 때 생사를 가르는 고민을 함께했다. 그 결과 한우협동조합이 생겨났고 대기업과 농·축협에 의지하던 유통구조 전면을 바꾸자 축산 농가들이 이윤을 점차 내기 시작했다. 협동조합운영으로 한우농가도 살리고 고산 미소라는 정육식당의 안정적인 운영과 합리적인 이윤을 만들었다. 한우농가를 살리는 가장 큰 중점은 바로 소비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완주군에서 농촌활동가로 잔뼈 굵은 박일진 총무이사가 총대를 메고 고산 미소 화성점으로 온 것은 지난 2015년.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거점으로 고산 미소 화성점을 활용하는 전략을 세웠다. 화성점은 총 부지가 3천 999㎡(1천 211평), 건물 2개 동에 총사업비 24억 원을 들였다. 완주군비가 3억, 한우자조금 2억 4천만, 협동조합 자부담 21억 원이 투입됐다.

#한우 이야기 교육
당연하겠지만 한우를 소비하는 소비자 층이 구매를 해주어야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소비자들이 농업에 관심을 두고 수입품보다 우리나라 농산물을 ‘이용’해야 고사 직전에 서 있는 농업과 한우 산업을 살릴 수 있기 때문.


완주에 위치한 고산 미소 1호점은 2013년 개점한 이래 4년 만에 128억 매출을 달성했다. 이후 더 큰 소비시장에 진출해 농업의 중요성과 한우를 알리기 위해 고산 미소 화성점을 2015년 열었다. 한우도 팔고, 농업 바로 알리기인 ‘한우 이야기’ 강좌가 고산 미소 화성점에서 매주 이뤄지는 이유다. 이 교육에 들어가는 모든 예산은 고산 미소 화성점 수익(연매출 10억원)에서 충당한다.


박일진 이사는 “고산 미소 화성점 운영이 쉽지는 않으나 임대료를 내지 않아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 한우 이야기와 농업교육은 소비자를 직접 만나 소통하는 방식이 오래 걸리지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교육 취지를 밝혔다.

▲ 박일진 완주한우협동조합 총무이사는 농업이 살아야 곧 나라가 산다고 거듭 강조했다.     © 이형찬



#농업이 우리의 미래다.
10명 내외의 사람이 모여 한우 이야기 교육을 신청하면 박일진 총무이사가 직접 교육 강사로 나서 완주군 한우 이야기와 우리가 잘 몰랐던 농업의 실태, 한국의 농업 경제 전반에 대한 브리핑, 농업의 중요성 설명, 농업을 살리기 위해 주 소비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에 대한 교육이 한 시간 넘게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박일진 총무이사가 몸으로 깨닫고 행동하던 일들을 풀어내는 교육이라 생생함이 남다르고 그 열기가 뜨겁다. 언변이 화려하지 않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이 참가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고산 미소 특급 레시피
‘농업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교육이 끝나면 교육  참가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미소한상이다. 고산 미소 화성점에서 밀고 있는 대표메뉴로 인당 1만 5천 원에 한우 생고기 샤브샤브와 사태 찜, 육회, 챱스테이크 등이 함께 나온다. 푸짐하다 못해 배부른 질 좋고 양 좋은 차별화된 점심이 교육생의 입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박일진 총무이사는 “주 소비자가 농업 현실과 한우 현실을 바로 알고 직접 소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완주 한우협동조합의 목표”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교육생의 수준에 따라 맞춤 교육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른바 눈높이 교육이 가능한 것은 그가 완주에서 수없이 많은 농업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20여 년 해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완주에서 한우농장을 운영하고 고산 미소 화성점 책임자, 한우자조금 전라북도 관리위원 등을 병행하는 그가 바쁘게 생활하는 이유는 ‘농업이 살아야 우리나라가 산다’는 굳건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에서 다시 농업으로
“선진국은 농업으로 다시 돌아가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반대다. 농업과 자동차, 핸드폰 수출과 농업을 맞바꿨다고 우리는 말한다. 소고기 값이 폭락한 2011년부터 수없이 많은 소농가가 망해나갈 때 우리는 나라로부터 지원이나 보호를 거의 받지 못했다. 거기서부터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 뭉치고 공부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완주 한우협동조합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협동조합은 점차 안정적으로 돼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중간이윤과 운영을 가져다주었고 협동조합의 성공은 곧 완주 전통 로컬푸드 직매장 성공으로 이어졌다. 나라에서 해주지 못한 것을 개인이 똘똘 뭉쳐 스스로 자립한 이들은 나라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또한 크다.


박일진 이사는 고산 미소 화성점이 공유하는 전체 가치와 더불어 잘살고자 하는 마음도 전했다.


“화성시 한우 농가를 위협하러 온 게 아니다. 함께 잘 살고 우리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물론 화성시 경우 완주보다 시스템이나 환경이 축산농가에 매우 좋은 조건인 것을 안다. 완주로 견학을 온다면 버스를 완주한우협동조합에서 제공할 수 있다. 언제든 문의만 달라.”

고산미소 화성점: 화성시 팔탄면 삼천병마로 579-29
031-354-5760

저작권자 © 화성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