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빈과 시민들이 다원이음터의 발전을 기원하는 희망편지 날리기에 참여하고 있다.   © 편집국


지난 5일 개관한 화성시 두 번째 이음터

문화센터식 교육 탈피, 시민 자발적 참여 유도 

‘이음’ 가치 고민하며 마을공동체 형성 노력

창업을 하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모두가 ‘성공’을 꿈꾼다. 그런데 시작부터 ‘망하자’라고 외치는 곳이 있다. 바로, 지난 5일 개관한 ‘다원이음터센터’다. 이날 개관식에서는 ‘다원 이음터와 망하자’를 주제로 행사가 진행됐다. 정말로 실패하자는 것이 아니고 한자의 ‘그물망(網)’자를 사용한 ‘網하자’이다. 

박현규 다원이음터 센터장은 “이음터는 마을과 학교 주민을 잇는 공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網하자도 그물처럼 서로를 연결하자는 뜻을 담아 슬로건을 만들었다. 다원이음터는 마을과 학교, 주민을 이으면서 열심히 망보고, 망하고, 망쳐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마을에 살면서 서로에게 관심을 두고(망보자), 주민들과 센터, 학교가 하나로 연결되고(망하자), 더 나아가 살기좋은 마을 공동체를 완성하는 것(망치자)이 바로 ‘다원이음터’가 말하는 ‘網’의 의미이다.

다원이음터는 이런 마음을 담아 주민들이 관람하는 행사가 아니라 직접 진행하고, 참여하는 개관식을 만들었다. 다원중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사회자로 등장해 희망편지 날리기, 시민축하동영상 상영, 직원과 딸의 이음터 비전선포, ‘오늘만 이음합창단’의 환대의 노래 등이 진행됐다. 개관식 종료 후에는 1층 망고카페에서 기타 동호회 반울림의 재능기부 공연과 직원들이  준비한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따뜻한 이음의 시간을 가졌다.

박현규 센터장은 “이음터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내가 살고 있는 화성에서 다원이음터 센터장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이곳에서 펼치고 싶다. 직접 살고 있는 화성에서 이웃들과 함께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일할 수 있어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개관 축하 공연   © 편집국



■ 문화와 예술로 하나되는 마을교육 공동체

이음터는 화성시만의 학교복합화 시설로 마을과 학교, 주민을 잇는 쉼터 공간이다. 2016년에 동탄중앙이음터가 개관했고, 지난 5일 두 번째로 다원이음터가 문을 열었다. 다원이음터는 ‘문화와 예술로 하나되는, 시민이 행복한 마을교육공동체’를 내세울 만큼 문화예술에 특화된 곳이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을 통해 마을교육공동체를 실현하고 질 높은 문화생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다원이음터의 의지다. 이를 위해 센터는 ‘마을교육공동체확산’, ‘창의융합형 문화예술인재 양성’, ‘생활 문화예술 활성화’의 세 가지 목표를 세우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확산’을 위해서는 주민이 중심이 되어 직접 만드는 마을공동체를 구현하고, 마을활동가 발굴과 성장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마을교육공동체 생태계도 조성할 방침이다. 

‘창의융합형 문화예술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예술적 감수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주민의 문화예술수요를 반영한 지역인재 참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지속가능한 창작 지원 체계도 마련한다. 

‘생활문화예술 활성화’는 이음터 공간을 활용한 문화 프로젝트로 생활예술활동 활성화 및 교류와 지역문화예술 가치 확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다원이음터는 이런 목표 아래 ‘마을공동체분야’와 ‘문화예술분야’의 사업을 추진한다. 

마을공동체분야에서는 ‘망(網)GO구마’, ‘망(網)GO콘서트’, ‘망(網)GO 톡톡’ 등 마을 아카데미 사업과 이음터 시민학교, 마을 동아리 지원, 마을 축제 등을 추진한다. 문화예술분야에서는 ‘다원 생각표현 art-polis’, ‘다원 예술공감 media-polis’, 문화예술동아리 운영 등의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현규 센터장은 “이미 전국에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수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다원이음터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단순 반복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업 수행이 아니라 실제로 마을공동체 형성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개관식에서 다원이음터 직원이 딸과 함께 비전 선포를 하고 있다.   © 편집국


■ 출발은 가족공동체

다원이음터에는 강연과 공연, 교육을 할 수 있는 300인석 규모의 대강당과 작은 규모의 소극장, 단체활동과 운동이 가능한 GX룸, 1인 미디어실과 사진 스튜디오를 갖춘 미디어 창작소 등이 있다. 또한, 문화교실과 요리스튜디오, 놀이터, 마을미디어스튜디오 등을 마련하고, 주민과 청소년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그러나 다원이음터의 이런 시설은 단지 대관과 교육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평생교육 전문가로서 오랜 기간 현장에서 활동한 박현규 센터장은 다원이음터의 시설을 통해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마을 활동가 발굴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평생교육을 통한 마을공동체 활성화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대강당, 마을스튜디오, GX룸, 놀이터 ©편집국

다원이음터에는 실내 체육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곳에서는 지역 내 체육동아리가 단체로 이용하면서 개인이나 가족들은 이용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박 센터장은 8월부터는 가족들에게만 체육관을 개방할 계획이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체육관에서 공을 갖고 신나게 뛰어놀면서 가족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체육관에서 아파트별로 주민 운동회를 하거나 상인회별로 체육대회를 개최하면 주민들이 이웃과 함께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다. 

1층 망고카페에서는 소규모 공연도 가능하다. 망고 카페에서 가족과 이웃들을 초청해 나만의 연주회를 열 수도 있고, 강연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높은 수준의 강연이나 공연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가족들 앞에서라면 실수도 재미가 되고, 추억이 될 것이다. 또한, 나의 고민을 이웃들에게 털어놓는 마을 상담소, 엄마와 아빠가 아이들을 위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운동회, 육아에 지친 엄마를 위한 연주회, 퇴근길 아빠들을 위한 음악회 등 각각의 공간들이 문화센터식 교육이 아닌 가족과 이웃이 공동체를 느낄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처럼 박 센터장은 다원이음터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음터답게’ 활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

박현규 센터장은 “이음터에 와서 자신이 가진 작은 재능으로 가족들 앞에서 공연이나 강연을 할 수 있다. 다원이음터를 통해 가족공동체가 형성이 되면 자연스럽게 이웃과 만나고, 마을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으로 머물러 있던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공동체와 함께하도록 이끌어내고, 발굴하는 것이 다원이음터의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 박현규 다원이음터 센터장     © 박기범 기자 



■ 이음터스러움에 대한 고민 

주민들이 가족 또는 이웃과 함께 다원이음터를 자주 찾고,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참여할 때 마을공동체 활성화의 기초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박현규 센터장은 이를 위해 ‘이음터스러움’에 대해서 항상 고민 중이다.

또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주민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을 하나로 ‘잇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직원들이 2인 1조로 기획하는 공연이나 체육행사를 열고, 학습동아리를 형성하는 등 직원들을 하나로 잇기 위한 방안도 고심 중이다. 

박 센터장은 “이음터 설립의 목적과 본질을 공유하고 직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것이 저의 역할이다. 이음터스러움의 가치를 항상 생각하고, 직원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과 소통하며 역량을 강화해 주민들이 마을공동체를 완성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원이음터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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