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떠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야"

▲이경희 화성시장애인야학 교장.     © 편집국


화성장애인야학을 2014년부터 이끌어오고 있는 이경희 교장(53)은 두 살 무렵 고열이 있는 상태서 병원에서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맞아 하반신마비가 왔다. 의료사고였다. 3년여를 소송 했지만 승소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이경희 교장은 초중고 학교를 나오지 못했다. 몸이 불편한 딸에게 집에 있으라고 한 부모였다. 배움에 대한 한이 있어서일까,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그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끊이지 않는다. 고등검정고시까지 패스한 그는 올해 대학교 평생교육에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이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공은 사회복지학이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야학에서 교장을 맡고 있으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열정으로 장애인 당사자와 교류하고 이끄는 그에게 있어 야학은 사명감이고 인생철학 그 자체다.


“배우고 익히는 것은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 몸이 불편해서 학령기에 배움의 기회를 못 누린 장애인에게 배움의 장터를 제공하고 싶다. 야학에서는 검정고시 과정을 가장 크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교장은 무보수로 야학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다른 직업은 장애인인권강사다. 그만큼 장애인인권 감수성이 높은 그는 지난해 화성시시티투어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기자회견도 열며 장애인 활동 보장에 앞장서기도 한다.


이 교장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답했다.


장애인으로 오래 살아올수록 부모의존도가 높았을수록, 지나치게 수동적인 태도를 지니게 된다.


그는 “부모가 시키는 대로 사는 게 맞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사회에 어렵지만 나오고 친구를 만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장애를 안고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는 장애인 야학이 설립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이경희 야학 교장은 “1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고 싶다. 예를 들면 장애인 경험과 시야를 넓혀주고 싶은 좋은 기회다. 구체적으로 선진국에 가서 장애인 복지와 장애인의 삶을 보여주고 싶은데 예산마련이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화성시 장애인야간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후원기관 확대와 물품지원, 지역사회 관심이다. 현재 야학에 후원해주는 기관이나 많지 않다. 이 교장은 “후원기관 발굴과, 컴퓨터 지원이 필요하다. 수업진행에 있어 보조교사로 자원봉사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희 교장이 이끄는 장애인야학을 통해 도전하는 장애인과 꿈을 이루는 장애인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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