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3천 매매가와 마이너스 피가 공존 일부 아파트 거품가 외에는 하락세

▲ 경기도시공사의 남동탄 호수공원 주변 계획안. 남동탄 호수공원 주변 아파트와 상대적으로 멀리떨어진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많게는 4억 이상 차이나고 있다.     © 편집국

9억3천 매매가와 마이너스피가 공존하는 것이 동탄 2신도시의 현실이다.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 동탄2신도시 아파트 부동산 시장은 극과 극이 분명하게 갈린다. 우선 시범단지 동탄 역세권으로 분류되는 포스코 아파트 경우 인근 부동산 등록 거래가가 38평형 9억3천에 호가가 등록되기도 했다.


반면, 남동탄은 마이너스피 아파트가 다시 등장했다. 반도 10차와 호반 6차는 각각 입주가 끝난 아파트로 전세 입주자를 찾지 못하면서 매매가가 끝도 없이 하락해 결국 다시 마이너스피를 기록했다.


게다가 피가 붙는 아파트 경우도 가지각색이다. 남동탄 호수공원 제일 핫한 아파트로 등극한 린스트라우스 경우 39평 기준 분양가 4억5천에 피만 4억5천으로 인근 아파트 한채 값과 맞먹는다. 그러나 호수공원 라인과 제일 멀리 떨어져 위치한 남동탄 반도10차는 현재 마이너스피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00에서 -3000까지 거래되고 있다. 같은 남동탄이지만 위치에 따라 아파트의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와 동시에 평택, 오산, 인근 수원 영통, 용인까지, 동탄2신도시를 둘러싼 도시들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폭락하고 있다.


남동탄 일대와 가장 근접한 오산시 운암 아파트 경우, 지난해까지도 전세가에 거래되던 84형기준이 1억8천에 급매가 나오는 일도 벌어졌다.


이곳에 사는 한 주민은 “아파트가 좀 오래되긴 했지만 편의시설이 좋은 아파트마저도 매매가가 이렇게 하락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남동탄 2만 세대 입주대기
남동탄 입주물량은 내년에만 2만여 세대가 입주를 대기하고 있다. 동탄2신도시 전체 입주 물량은 무려 11만 세대다. 계획 인구수로만 동탄2신도시 전체 입주 완료가 된다면 28만6천명에 육박한다. 전국적으로도 유래가 없을 만큼 메가톤급 대도시이기에 각종 문제의 근원지가 되고 있다.


우선은 위성도시들의 아파트 주민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남동탄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주변 타지자체에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는 매수자가 늘면서, 매매가 폭락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남동탄에서 올해 말과 내년 초 입주가 완료됐거나 입주 중인 아파트의 전세가는 급매 1억5천 아래로도 거래되고 있다. 25평형 경우 급매로 나온 전세매물이 1억2천에도 나오고 있다. 폭락하는 전세가는 북동탄 지역 전세가에도 영향을 미쳐 전세가 하락을 보인다.

■ 가격 폭락 3가지 원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가 폭락과 전세가 폭락 원인에 대해 3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입주물량 폭탄이다. 남동탄에서 내년에만 대기하는 입주물량만 2만여세대다. 따라서 입주물량 폭탄으로 인한 주변 도시 매매가 하락에 이어 기존 아파트 매매가 하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두번째로는 정부의 9.13대책으로 인한 대출규제에 따른 것으로 은행권 대출이 막힌 투자자들의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전세로 돌려막기를 하는 것에서 요인을 찾는다. 전세물량이 늘면서 부동산을 팔려는 매도자는 세입자를 빨리 찾기 위해 가격을 다운시킨다.


세번째는 경기를 불안하게 보는 심리이다. 금리인상과 대출 심사 기준을 올림으로써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부동산 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 깡통전세 위험은 적어
이에 폭락한 전세 물량을 따라 전셋집을 찾은 임차인이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하지만 남동탄 호수공원 인근에서 부동산을 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A씨는 신도시 경우 깡통전세 위험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A씨에 따르면 깡통전세는 기존 도시에서 매매가와 전세가가 차이가 나지 않을 경우 빚어지는 일이 흔하지만, 신도시는 전세를 돌려 중도금 등의 상환을 하려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2년 전세계약 완료 후 전세금 환불이 어렵지 않다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남동탄 부동산의 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아직 깡통전세가 나오는 추세는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역전세로 전세입자보다 전세 매물이 많아 전세 가격이 폭락하고 있으며 매매가 역시 호가에서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전세가 하락 타지역까지 확산
현재 남동탄 입주가 시작된 단지에서 형성된 낮은 전세가 추세는 위로 올라와 북동탄으로 불리는 시범단지 전세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게는 4년여 정도 차이가 나는 입주 시기라 시범단지 전세계약이 만료된 전세입자는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경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세입자들이 가격적인 면에서 훨씬 저렴하고 새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범단지 반도1차에서 바로 건너편 반도4차 아파트 전세로 갈아탄 세입자 A씨는 용인에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가 있어도 동탄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A씨는 “용인에 아파트가 있어서 구지 동탄에 아파트를 살 이유는 없다”면서, “다만 새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2년 전세계약 완료 후 더 입지조건이 좋아 보이는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입자 B씨는 시범단지 한화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다가 계약 완료 후 우미주상복합아파트로 전세 이사했다.
B씨는 “시범단지 전세가가 많이 올라서 새로 입주를 시작하는 아파트는 전세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이사 왔다”고 밝혔다.

■ 호수부영 6개단지가 관건
남동탄의 입주물량은 대개 내년도에는 마무리 된다. 부동산 업계는 호수부영 6개단지가 향후 동탄 집값을 잡는 키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동탄에서 10여년 사업을 한 B중개업자는 “겨울이 지나고 호수부영 단지가 입주완료가 되는 시점에서 동탄 2신도시 전체 아파트 시세를 가름할 것으로 본다”며, “전세 등 안정적으로 입주가 완료되면 그 선에서 아파트 값과 전세가가 더 이상 추락하지 않겠지만 못 버티고 전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경우에는 아파트 값 폭락과 전세가 폭락 역시 함께 진행돼 남동탄 전체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했다.


호수부영 6개 단지의 입주 세대수는 총 4633세대.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동탄의 출렁이는 아파트 값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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