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권력과 권위

수많은 정보들이 폭발적으로 넘쳐 나오는 정보 사회에서 어떤 권위 있는 사람의 이름을 제시한 후, ‘그 사람은 말했다’라고 덧붙이면 조금 더 신빙성 있는 정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권위와 권력은 다른 의미입니다.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권위를 가질 수 있고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권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권력은 어떠한 수단으로든 어떤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능력을 뜻하고, 권위는 사람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은 권력자에 대한 자격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 두 개념을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권위가 얼마나 쉽게 권력이 될 수 있으며 그 권력은 또 얼마나 일방적이고 위험할 수 있는지 기본적인 판단을 얼마나 흐릴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권위는 하나의 질서를 만들고 체계적인 절차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위험하고 폭력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권위가 우리를 속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권위적인 자리에 놓은 사람의 말은 곧잘 정당하거나 이미 검증이 완료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권위 또한 누군가가 부여한 역할일 뿐 모든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사실에 집중해야하고 사실을 둘러싼 환경적인 요인들을 다시 의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문제적인 현상에 대해서 ‘원래 그런거야. 자연스러운 일이야’하고 지금까지 계속 흘려 보내버렸다면, 우리가 세상과 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야는 한 단계 높이 올라갈 수도 없었고 앞으로 더 나아가 새로운 지역을 발견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나중에 큰 문제가 생겨 꼬여버린 넝쿨들이 우리들의 발을 묶어 걸어 넘어뜨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항상 의심하며 아무 것도 믿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권위가 아닌 맹목적인 태도입니다. 사실 맹목적이라는 것은 내가 맹목하고 있는 대상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대상은 나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기 자신만의 시선과 생각에 힘을 키우고 시선을 선명하게 하는 방법은 자신을 좀 더 믿는 행동입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서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나 정보의 권위가 나에게 정말 신뢰를 줄 수 있는 것인지, 그 신뢰를 정말 신뢰할 만한 것인지 확인하다보면 무언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누군가가 선택하거나 지시한 대로 밀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선택하며 지어가는 나만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권위적인 이름들을 내세운 정보들 속에서 내가 취사선택하여 나의 입맛에 맞고 나의 삶에 맞는 것들을 고를 수 있다면 자신만의 집에 내가 좋아하는 색깔의 가구를 들이고, 내가 좋아하는 화가의 액자를 벽에 걸며 나만의 오롯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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